주의: 본 게시글은 제약회사 개발팀에 근무하는 저자가 개인 연구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, 의료적 판단 자료로 활용될 수 없습니다. 이 시리즈에서 언급하는 의약품의 니트로사민 관련 위험성은 글로벌 규제 당국의 엄정한 기준에 따라 평가되고, 필요에 따라 적절한 위험 관리 조치가 이루어집니다.
니트로사민의 인체 유해성 및 발암성 기전
니트로사민류는 동물 및 인체에서 강력한 발암성을 나타내며, 이들의 독성 기전은 대사 활성화를 통한 DNA 손상과 돌연변이 유발에 기반합니다. 동물실험에서 니트로사민은 간, 식도, 신장, 호흡기 등 다양한 장기에서 악성 종양을 유발합니다. 예를 들어 NDMA(N-니트로소디메틸아민)를 흰쥐에 투여 시 간세포암 발생률이 100%에 달하며, 투여 용량과 종양 발생 간 명확한 용량-반응 관계가 확인됩니다. 특히 NDEA(N-니트로소디에틸아민)는 0.3 mg/kg/day 미만의 저용량으로도 장기간 노출 시 식도암 및 간암을 유발합니다. 인체 역학 연구에서는 니트로사민 노출이 위암, 식도암, 간암 발생 위험을 30% 이상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됩니다. 발사르탄 등 의약품 내 니트로사민 오염 연구에 따르면, 장기 복용 시 추가 암 발생 위험이 확인되었으며, 이는 공중보건에 중대한 우려사항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. 국제암연구소(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, IARC)는 NDMA, NDEA, NMBA 등 주요 니트로사민을 인체 발암 가능 물질(Group 2A)로 분류합니다.
FDA에 따르면 니트로사민은 여러 동물종에서 강력한 유전독성 및 발암성을 보이며, NDMA, NDEA, NMBA 등은 실제로 사르탄류, 라니티딘, 메트포르민 등 다양한 의약품에서 검출되어 대규모 회수와 규제 조치가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.
또한, 활성산소종(ROS) 등 다양한 외부·내부 요인에 의해 DNA 염기가 공격받고, DNA 백본이 손상되어 세포당 시간당 수천 건의 단일가닥 절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. 이러한 손상은 BER (Base excision repair), SSBR (single-strand break repair), DSBR (double-strand break repair) 등 복잡한 수복 경로를 통해 복구되지만, 수복 실패 시 돌연변이와 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.
대사 활성화 및 DNA 손상 메커니즘
니트로사민의 발암성은 간세포의 P450 효소(CYP2E1, CYP2A6)에 의한 대사 활성화에서 시작됩니다. NDMA의 경우 α-탄소의 산화를 통해 불안정한 α-하이드록시니트로사민(α-hydroxyNDMA)이 생성되며, 이는 분해되어 메틸디아조늄 이온(methyldiazonium ion) 과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합니다. 메틸디아조늄 이온은 DNA의 구아닌과 반응하여 O⁶-메틸구아닌(O⁶-MeG) 을 형성하는데, 이 부가물은 DNA 복제 시 구아닌-티민 오염합을 유발해 G→A 돌연변이를 일으킵니다. NDEA는 에틸디아조늄 이온을 생성하며, 이는 O⁶-에틸구아닌(O⁶-EtG) 을 통해 더 강력한 돌연변이성을 나타냅니다.

NMBA(N-니트로소-N-메틸-4-아미노부티르산)는 대사 과정에서 알킬화 중간체를 생성해 DNA 염기와 결합, 주로 O⁶-메틸구아닌 및 N7-알킬구아닌 부가물을 유도합니다. NEIPA(N-니트로소에틸이소프로필아민)와 NDBA(N-니트로소디부틸아민) 역시 CYP 효소에 의해 활성화되어 각각 에틸화·부틸화 중간체를 형성, DNA 염기와 결합해 돌연변이와 DNA 단일가닥/이중가닥 절단을 촉진합니다. 이들 니트로사민은 활성산소종(ROS)도 유발하여 DNA 백본 손상, 염기 산화, 지질 과산화로 인한 2차 돌연변이도 증가시킵니다.
이처럼 다양한 니트로사민이 공통적으로 DNA 알킬화, 산화적 손상, 염기 변형, DNA 절단 등 복합적 경로로 유전독성과 발암성을 유발합니다.
DNA 수복 실패와 종양 발생
O⁶-알킬구아닌은 AGT(O⁶-알킬구아닌-DNA 알킬전이효소)에 의해 수복되나, 지속적 노출 시 수복 효율이 저하됩니다. NDMA로 유발된 O⁶-MeG는 간세포에서 p53 유전자 돌연변이를 초래하며, 이는 세포 주기 조절 장애와 종양 억제 기전 붕괴로 이어집니다.
p53은 세포 내에서 DNA 손상 신호에 반응해 핵 내에 축적되며, 세포주기 정지와 세포자멸사를 유도하는 종양억제 전사인자입니다. p53 기능이 상실되면 손상된 DNA가 복제·전달되어 암세포가 쉽게 증식할 수 있습니다. 실제로 전체 암의 50% 이상에서 p53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며, 이는 항암제 내성, 악성화, 면역회피 등과도 밀접히 연관됩니다.
JNK/AP-1 신호경로는 DNA 손상 및 세포 스트레스에 반응해 AP-1 전사인자(c-Jun, c-Fos 등)를 활성화하고, 세포 증식·분화·사멸·노화 등 다양한 생물학적 반응을 조절합니다. JNK 신호는 p53의 종양억제 기능을 억제하거나, 반대로 세포 스트레스 하에서 세포사멸을 촉진하는 이중적 역할을 하며, 암의 발생·진행·전이에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합니다.
동시에 산화적 스트레스는 JNK/AP-1 경로를 활성화해 세포 증식을 촉진하고,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를 통한 세포 사멸 저항성을 유발합니다. 이러한 복합적 기전으로 인해 니트로사민은 0.001 mg/kg/day 수준의 극미량 노출에서도 장기적 암 발생 위험을 가집니다.
니트로사민의 발암성은 대사 활성화→DNA 부가물 형성→돌연변이 누적→종양 발생의 단계적 과정을 거치며, 이는 동물 모델에서 입증된 기전이 인체에서도 유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. 규제기관은 이 같은 기전을 근거로 의약품 내 니트로사민 허용한계(AI)를 엄격히 설정하고 있습니다.
참고문헌
Erik S. Carlson et al., Eine allgemeine Methode zur Erkennung von Nitrosamide Formation in der In-vitro- Metabolismus von Nitrosaminen durch Cytochrom P450s. JoVE (2017)